게임업계는 엔데믹 여파로 큰 혼란의 시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위기 극복을 위한 업체들의 노력은 가히 치열했다.
상당수 업체들이 리더십 교체를 시작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했고,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에도 안간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적어도 1~2년은 족히 노력해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그 변화의 속도는 제조업종의 그것 과는 가히 천양지차라는 것이다.
게임업계는 올해 경영 안정화와 더불어 사업 고도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내실 강화와 혁신을 통한 성장이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넥슨과 크래프톤을 제외하면, 상당수 게임업체들이 실적 공백의 칼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업계 맏형격인 엔씨소프트의 고전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으나 업계 주변에선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2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한 데 대해 큰 우려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엔씨소프트가 저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미주 유럽 시장에서도 반응이 나타나고 있고, 주력인 MMORPG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타이틀을 준비중이기 때문이다. 대작 '아이온2'를 비롯해 슈팅 'LLL' 및 전략 '택탄' 등의 향배도 주목을 끌고 있다.

'LLL'
성장 정체 위기 극복하며 재도약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대대적인 기업 슬림화를 통해 5천명에 달하는 본사 인력을 대폭적으로 감축했다. 개발팀을 주축으로 별도의 회사로 독립시키는 가 하면, 상당수에 달하는 임원 수도 크게 줄였다.
올해는 아예 벤처 정신으로 재무장이란 핵심 키워드를 내세워 , 성장 변곡점을 찾고 자 하고 있다.
지난해 이런 기회가 두번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란 각오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한 엔씨소프트는 올해 기필코 열매가 맺어지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나 혼자만 레벨업 : 어라이즈'를 선보이며 혁혁한 성공을 거뒀다. 이 작품은 글로벌 21개국 매출 1위를 차지하며 특정 지역에 치우치지 않는 고른 성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이에 힘입어 흑자전환을 실현하며 재도약의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신작 흥행 바람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넷마블은 그러나 그것이 목표했던 지점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간의 정체 현상에서 벗어났을 뿐 갈길이 멀다고 밝히고 있다. 정확히 표현하면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새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방향성을 보다 명확히 하는 등 경쟁력의 기치를 높여 개발 속도를 이어가갔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 '킹 오브 파이터 AFK' 'RF 온라인 넥스트'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 화제작들을 대거 쏟아낼 계획이다. 다양한 장르뿐만 아니라 온라인과 콘솔 플랫폼의 확대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 홈페이지 화면 일부.
경영 효율화 이후 핵심 역량 강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기타 사업 부문에 해당하는 세나테크놀로지 지분을 매각하고, 카카오VX의 일부 사업에서 철수를 단행하는 등 게임 등 핵심 사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지난해 연말에 선보인 온라인 · 콘솔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2'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다 핵심 자회사인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21일 '발할라 서바이벌'을 글로벌 시장에 론칭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게임사업 강화를 위해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액션 로그라이트 슈터 '섹션13' ▲서브컬처 육성 시뮬레이션 '프로젝트 C' ▲액션 RPG '가디스오더' 등을 대거 투입할 계획이다. 또 모바일 온라인 콘솔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로 해외 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반드시 성과를 거둬 메이저군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적자 확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치열한 시장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이같은 분위기를 새로운 작품 타이틀로 일대 전환시켜 재기의 발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인디 게임과 스팀 플랫폼에서의 매출을 확대하고, 글로벌 퍼블리싱 네트워크 기반의 멀티 플랫폼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상반기 중 ▲엔데브게임즈에서 개발한 횡스크롤 사이드뷰 시점 기반 메트로배니아 액션 RPG '페이탈 클로' ▲성장과 경쟁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는 MMO 액션 RPG '스피릿테일즈' 등의 작품을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 계획엔 대작 MMORPG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도 포함돼 있다.
컴투스는 앞서 위지윅스튜디오와 컴투버스 등 자회사의 인원을 감축하며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역시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첫 신작으로 외국 개발업체인 모예테크놀로지의 방치형 RPG '갓앤데몬'을 출시했는데, 이를 계기로 퍼블리싱 사업을 크게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 대표작 '서머너즈 워' 판권(IP)을 활용한 방치형 게임 '서머너즈 워: 러쉬' 및 일본 프로야구 라이선스 기반의 '프로야구 라이징' 등 경쟁력을 갖춘 작품을 활용해 글로벌 마킷 셰어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
적자 터널 탈출, 반등 카드 꺼낸다
위메이드는 다소 복잡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분기 실적으로는 흑자로 돌아섰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출시할 계획이다. 대작 MMORPG의 명맥을 잇는 신작으로 블록체인과 접목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손자회사인 위메이드커넥트는 이달 16일 서브컬처 RPG '로스트소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자회사 위메이드넥스트는 최근 엔비디아 협력을 통해 차기작 '미르5'의 AI 보스를 개발한다고 밝히는 등 신작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장기화된 신작 공백 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차기작 '붉은사막'이 올 4분기 출시예정인데, 이 작품으로 반전의 기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역량이 있는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붉은 사막'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스마일게이트 NHN 등 상당수 게임업체들이 경영 효율화와 함께 핵심 역량을 강화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이들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해 온 게임업계가 올해는 반드시 턴어라운드를 실현하겠다는 의지와 역량 과시를 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